6월 중순, 바람이 적당히 불고 구름이 포근하게 하늘을 감싼 어느 주말, 저는 부산 기장 칠암항을 찾았어요. 요즘 부산은 햇살과 구름이 공존하는 날이 잦은데요, 이날은 정말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답니다. 미세먼지도 거의 없고, 햇볕은 따갑지 않으면서도 하늘은 투명하게 열려 있었어요. 그런 날, 바다를 마주보며 걷는 산책길은 참으로 특별하죠.
칠암항은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모르는 숨은 명소예요. 그런데 이곳엔 무려 '야구를 품은 등대'가 있답니다. 부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는 이름, 최동원 선수의 이름을 딴 최동원등대와 함께, 바다와 생선을 모티브로 한 붕장어등대, 하늘을 나는 갈매기등대까지! 등대가 하나하나 이야기처럼 서 있는 이 포구랍니다.
부산 기장 칠암 야구등대 갈매기등대 붕장어등대
📍주소 : 부산 기장군 일광읍 문오성길 510
📍주차 : 가능, 무료
칠암이라는 이름은 ‘일곱 개의 바위’를 뜻해요.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바위들이 마치 거대한 병풍처럼 서 있는 풍경이 장관이죠. 이 바위들 덕분에 해풍을 막아주는 포구가 생겼고, 지금도 조용한 어촌의 정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야구를 품은 바다, 기장 칠암항 이색등대 산책
이곳에 야구등대가 생긴 건 2010년. 부산은 예부터 야구의 도시죠. 그중에서도 부산 팬들에게 '레전드'라 불리는 투수 최동원 선수의 정신을 기리고자 만든 것이 이 최동원등대입니다.
등대 외벽엔 야구공 무늬가 입혀져 있고, 바닷바람과 함께 그의 강속구가 날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등대는 단순한 길잡이가 아니라, 부산 야구정신과 바다의 상징을 담고 있답니다.
칠암항 해변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서 방파재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신평뜬방파제, 최동원등대, 붕장원등대, 갈매기등대를 볼 수 있어요.
등대 포구 풍경 & 이색등대 소개
칠암 신평뜬방파제는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뜬방파제’는 정말 색다른 풍경을 연출해요. 뱃길을 따라 설치된 이 길 위를 걷다 보면,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듯한 환상이 펼쳐집니다.
부산 기장 칠암 야구등댕인 최동원등대는 걸어가 갈 수 있는 방파제 끝에 있는 등대로 외관은 흰색에 붉은 띠가 감싸고 있어요. 등대 옆엔 야구공을 연상시키는 둥근 조형물이 있어 사진 포인트로도 인기 만점이예요.
칠암 갈매기등대는 야구 등대 건너편에 있는 등대로 하얗고 날개를 펼친 듯한 갈매기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실제 갈매기가 등대 주변을 날아다니는 모습과 잘 어울려요. 바다와 하늘의 경계에 우아하게 서 있는 빨간색의 등대랍니다.
기장 칠암 붕장어등대는 붕장어는 칠암의 특산물인데요, 이 등대는 정말로 붕장어처럼 길쭉하고 물결무늬가 새겨져 있어요. 동글동글한 눈과 입 모양까지 조형적으로 표현돼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포인트랍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곳이 아니라, 현지 어민들과 이색적인 등대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곳이죠. 바다를 따라 펼쳐진 산책로는 길지 않지만, 중간중간 앉을 수 있는 벤치와 포토존이 있어서 걷는 재미가 쏠쏠해요. 무엇보다 조용한 바닷가에 서 있는 등대를 바라보며 숨을 크게 들이쉬는 그 순간, 도심에서 받았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답니다.
부산에 수많은 바다와 등대가 있지만, 칠암항처럼 사연이 있는 등대가 모여 있는 곳은 드물어요.
등대를 따라 걷는 이 짧은 산책길엔 야구의 열정, 어촌의 정겨움, 바다의 잔잔함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어요. 최동원 선수의 이름을 딴 등대를 실제로 보며, 단순한 상징을 넘어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 바다와 등대가 주는 위로가 필요하다면, 칠암항은 정말 좋은 선택지가 될 거예요.
게다가 포구라는 단어처럼, 마음이 잠시 머물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푸른 바다, 하늘 붕장어를 맛볼 수 있는 부산 기장 칠암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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